산후우울증 상담치료 만 5개월후 상담후기

처음 둘쨰 낳고 처음 우울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 우울을 극복할 방법을 고민하는 동시에

애들 재우고 자는 방에 갇혀서 산후우울증에 대한 검색을 많이 해보았다

우울증 테스트

우울증 초기증상

산후우울증 자살

그리고 더 심해지면 갈려고 근처 심리상담센터도 검색 해보았다

 

하지만 한번 산후우을증으로 비빌 언덕이 생긴 나

한달정도 계속된 우울감을 안고 

애들에게는 왠지 짜증

신랑에게는 격한 공감을 바라는 상태였다

이번에는 검색 없이 바로 선생님께 문자를 드렸다

 

상담날짜를 정하고 나니 

마음에 들어있던 복잡한 생각들이 터져나오면서 정리가 되었다

 

그리고 상담 전날 

드디어 조금은 여유가 생긴 신랑에게

애들을 재우고 자는 신랑을 깨워서 울면서 이야기 했다

"내 힘든 상황에 공감해 줄 수 없을 만큼 힘든 상황인 것 알지만

나도 너무 힘들다고

이해를 못하는 건 아니지만 짜증나고 화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한 김 내려간 신랑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뭔가 풀리지 않은 보따리를 품고 있는 기분

스물스물 우울하고, 불만스러웠다

 

곰곰히 생각하고 또 생각해봐도

신랑 때문도 아니고

애들 때문도 아니었다

내 시간을 좀 더 가지면 나아지려나? 하는 막연한 생각만 품고 

상담을 다녀왔다

 

 

상담을 다녀온 후

아직 여기저기 근질근질 가려운 기분이지만

누가 한번 시원하게 등을 긁어 주고 난 뒤에 느낌이 랄까

 

내가 이번에 우울했던 이유는

일이 하고 싶어서 였다

계획하고 있던 요가강사도 아니고

주부로 남는 것도 아니고

다시 웹프로그래머로 일이 하고 싶어서 탈이 났던 것이다

 

그리고 둘째를 어린이집 보낸 여유시간을

둘째에 대한 죄책감에 집안일을 좀 더 해 놓을 려고 했고

첫째에게 둘째 없는 편한 시간을 가지게 해줄려고 했고

신랑에게 좀 더 신경을 쓰려고 했다

 

정작 나를 위해서 쓰는 시간은 

운동하는 시간, 밥먹는 시간, 글쓰는 시간을

어느 하나 집중하지도 못하고 우왕자왕 하며 보낸 것이 문제였다

법륜스님에 말씀이 생각 났다

"똥 쌀때 밥먹는 생각하고,  밥먹을 때 똥 생각하는 꼴이라고"

내가 그랬다

 

그렇게 집중하지 못한 채로 

하고싶은 프로그래밍 공부를 제처둔 채

그나마 진행되던 블로그 글쓰는 일을 가장 후 순위에 두고

똥밥 밥똥 하다보니

탈이 났던 것이다

 

선생님에 솔루션은 그랬다

 

집안일은 제쳐두고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라고

애들이 없는 시간을 공공의 시간으로 두지 말고

스케줄을 짜서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쓰라고

그리고 신랑의 도움을 구하라고

이야기한 프로그래밍 공부는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인데

애들이 기관 가는 시간 외에 도움을 구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이라고 하셨다

 

자신의 상황을 예를 들어서 마음에 와닿게

나를 치지 않는 방식으로 천천히

나 스스로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상담 시간이었다

 

내 혼자 끙끙 거리며

신랑이 여유가 나서

나와 공감하고 속시원히 이야기 해주기만 기다렸다면

 

애들이 더 이상 아프지 않고 

나를 위한 시간을 "밥똥 똥밥" 하지 않게 될려면 얼마나 걸렸을까

 

그리고 나는 그 시간들을 견딜 수 있었을까?

 

상담 한시간에 들인 돈이 커피 10잔만큼 비싸지만

그만큼 값진 시간이었고

더 우울해지지 않고 바닥을 치고 올라올 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코~ 자는 시간에 엄마가 "공부하러 나갈께" 하자

양말을 야무지게 신고

신발을 신켜 달라고 하다

"아니야 엄마 혼자 나갈꺼야 아빠랑 코자" 했더니

대성통곡 하던 둘째

 

마음이 너무 아팠지만 생각했다

내가 공부하고 싶은 욕망으로 애들을 괴롭히는 것 보다

신랑을 괴롭히는 것 보다

이렇게 연습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달에 100원 버는 연습을 하면 1000원도 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해 본다

앞으로의 계획은 매일 블로그를 쌓아 나가면서 

고민해볼 것이다

 

나와 같이 경단녀로 하루에도 몇번씩 무너지는 자존감을 부여 잡고

힘만 으쌰으싸 내고 있을 동지에게

산후우울증 극복법은

힘내지 말고 도움을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

나처럼 비빌언덕을 가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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