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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때 실패한 황홀한 출산, 둘째 때 드디어 경험하다 본문

육아

첫째 때 실패한 황홀한 출산, 둘째 때 드디어 경험하다

몽염이 2019. 10. 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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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도 조산원에서 낳을 껄 후회하며 둘째를 낳았다

그만큼 좋았다

하지만 모든 산모가 조산원에서 출산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5주 정도에 실시하는 막달검사까지 이상이 없어야 가능하고

산모 본인이 원해야 할 수 있지 않을까

 

35주 모성검사 결과지

 

https://mongyeom.tistory.com/62

자연주의 출산에서 가정출산을 꿈꾸었던 기록

자연주의 출산에서 가정출산을 꿈꾸었던 기록 하지만 결국 조산원 출산 둘째 출산 후 가정출산을 하지 못했던 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둘째의 조산원 출산이 그만큼 좋았다 집에서 출산했다면 더 좋았겠다 하는..

mongyeom.tistory.com

 

모든 사람이 다 조산원에서 낳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조산원에서 분만이 가능한 산모라면

조산원에서 낳으면 어떨까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여기 맛있는 집 있어요~" 알리고 싶듯이

조산원 출산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자꾸만 이렇게 글을 쓰고 마는 것이다

 

 

 

 

김옥진 선생님과 카톡

 

둘째 예정일은 6월 28일 가진통이 1주일 정도 계속 되었고

6월 27일에는 이슬을 본 상태라 출산이 머지 않은 것 같아서

김옥진 선생님께 카톡을 보냈다

카톡 상담이 가능한 특급 서비스~ ㅎㅎㅎ

 

 

이슬을 본 그 다음날 6월 28일에 진통이 시작되었다

오후 6시에 1시간 정도 15분 간격 진통

강도는 생리통정도

오후 7시에서 한시간 동안 안아픈 쉬는 시간

화장실청소, 베란다 바닥닦기, 설겆이 등  집안일을 했다

오후 8시 15분 간격으로 아팠다

갑자기 순대곱창이 땡겨서 

순대 집에가서 순대곱창을 시켜놓고

핸드폰에 진통어플을 틀어 놓고

진통이 올 때마다 체크하면서 순대곱창볶음을 다 먹었다

 

오후 9시부터 7~8분 간격으로 아픔

 

진통어플로 진통 간격을 측정하였다

 



빙수를 먹으러 갈까하다

둘째는 진통오자 빨리 나온다는 이야기에 불안해서 빙수는 포기하고

집에가서 아이스크림 먹기로 했다

출산 후에 후회했다

빙수 먹을껄~!

빙수먹고 집에서 뒹굴다 가도 남았을 둘째 출산

 

오후 10시 김옥진 선생님과 통화 후 천천히 출발하기로 하였다

출발 10시 30분 부터 진통이 아주 간간히로 바뀌었다

 


조산원 도착

 

 

11시부터는 진통 거의 없어졌다

이럴수가


선생님 말씀이 아기가 자는 시간이라 그럴 수 있다고 하셨다

오호~

아기도 출산 전에도 잘 수 있구나

두번째 출산이라도 신기한게 많다

 



내진하고 삼순이 심박듣고 3센치 열렸다고 하셨다


4시쯤 내진하고 상태 보자고 하시고

김옥진 선생님은 아기가 잘 내려오는 운동을 가르쳐주시고 선생님 방으로~~

 

그리고는 가족만의 시간

마치 우리 집 같았다

신랑은 첫째를 12시에 재우기 위해 첫째랑 놀고 있었고

나는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운동을 하고 있었다



12시에 간간히 진통하며 첫째를 재우고 나도 잠깐 잠이 들었다

자면서도 간간히 아파하며 선잠을 잤다

그러다 2시 30분쯤 깨어나서

쉬마려운 느낌이 들어 화장실 갔다 변도 보고 소량에 피도 봤다

자연스럽게 관장하지 않아도 변이 나왔다

나중에 출산 후 선생님 말씀이 힘줘서 낳을때도 변이 하나도 안나왔다고 하셨다

 

그렇게 화장실을 다녀온 뒤

드디어 진통에 간격이 생겼다

처음 진통이 왔을 때 보다는 강한 진통이 자주 느껴졌다

혹시 아까처럼 다시 진통이 없어질까봐

다시 운동하고 짐볼 콩콩 탔다

 

오전 4시 왠지 걷고 싶은 기분에 조산원 복도를 왔다갔다

노래를 부르면서 걸었다

근데 생각나는 노래가 뽀로로 였던 듯하다

혼자 왔다갔다 걸으며 왜 뽀로로 노래만 생각나지? 하던 찰라

선생님이 슥~ 나오셔서 진통 간격이 어떤지 혹시 강도가 어떤지 이것 저것 물어보셨는데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만큼 자연스러웠던 선생님과의 대화

자연스러웠던 진통 시간

혼자 이렇게 걷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선생님은 다시 방으로~

나는 계속 왔다갔다 걸었다

 


삼순이와 둘만의 시간!

흥얼거리는 건 유아 노래 뿐이었지만 좋았다

그러다 눕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신랑과 첫째가 자고 있는 방(출산하는 방이랑 같은 방)에 누워서 설핏 잠들자

전에와 다른 강도에 진통이 왔다

 

그전까지 견딜만한 진통을 느끼면서 흥얼흥얼 할 정도 여유가 있었다면

이번 진통을 하면서는 생각했다

맞다 이렇게 아픈거였지

까먹고 있었구나

진짜 아프다~~ 생각하면서

자다 진통하다를 반복하면서 누워있었다

 

진통에 강도가 점점 세어지자

짐볼을 부여잡기도 하고 방안 여기저기 혼자 진통하다가

전처럼 변의가 느껴졌는데 혼자는 움직일 수 없는 상태였다

쿨쿨 자고 있는 신랑을 깨웠다

화장실에 데려다 달라고

그때가 5시쯤 이었을 것 같다

 

화장실에서 신랑 손을 부여잡고 진통하고 있을 때

7시쯤 항상 일어나던 시간에 첫째가 일어났다

"엄마, 뭐해"

"삼순이가 나오려고 해서 힘주고 있어" 하고 했던 것 같다

"엄마 아픈데 손잡아 줄 수 있어?"

"응"

그리고 두번에 진통시간을 수아랑 함께 하였다

 

첫째가 깨고 화장실이 시끌시끌 해지자 

선생님이 상태를 보러 오셨다

방으로 가서 힘을 같이 줘보자고 하셨다

 

방으로 힘겹게 이동해서

짐볼을 부여잡고 진통했다

악~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러기를 몇번

 

이제 다 나왔으니 누워서 자세 잡고 남은 진통 해보자고 하셨다

엉금엉금 기어서 이동했고

간간간 악~ 소리나게 진통했다

 

신랑은 내 머리맡에

첫째는 내 다리사이에 선생님과 같이 자리를 잡았다

첫째에게 한번 더

"삼순이 나오는거 볼꺼니?"

"피도 나오고 보기 힘들 수 있는데 어떻할래?" 하고

꼼꼼히 첫째에 마음을 읽어주시던 선생님에 모습이 기억난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지나서 인지 첫째에게 해주셨던 말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쉽다~~

 

선생님이 힘을 주라고 하실때 주고

힘을 빼라고 하실때 빼면서

쑥~ 나왔다 

둘째 짜잔!

2019년 6월 28일 오전 9시에 둘째가 태어났다

아기 수첩이 집안 "나니아 월드"로 사라져서

찾으면 정확히 몇시 인지 적어둬야 겠다

 

첫째 때는 진통이 지겨운 느낌이었다면

둘째 때는 벌써~? 안아픈데? 라고 느낄 정도였다

둘째를 낳자마자 걸어다니고

맨바닥에 앉을 정도로

 

회음부 상처 없이

회음부 열상 없이

둘째를 순풍 낳았다

정말 황홀한 출산을 드디어 경험한 것이다

 

하지만 황홀할 사이도 없이 배위에 올려진 둘째를 느끼며

입으로는 첫째와 대화하는 시간들~!

필요한 처치도 없었기 때문에

6시간 정도 조산원에서 상태를 지켜보기위해 머무는 시간도

우리 가족끼리 출산했던 방에서 조촐히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첫째는 "둘째가 사온 선물이야~" 라며 준비한 책 선물을 읽거나

둘째를 보거나

출산방 구경하거나

복도 나가서 물을 마시거나 하면서 자유롭게 다녔다

 

선생님이 끓여주신 맛있는 미역국을 한그릇 먹고

둘째 수유량과 소변,대변량을 체크할 수 있는 종이를 받고

설명을 듣고

조산원비를 결제하고

내 품에 둘째를 안고 조산원을 나왔다

 

게다가 우리는 뚜벅이 가족

조산원을 올 때는 일반택시를 불러서 타고 왔고

갈때는 둘째님을 생각해서 모범택시를 타고 갔다

 

내가 너무 쌩쌩해서

가는 길에 김옥진 선생님께서 신랑에게 단단히 당부하셨다

지금 출산으로 분비되는 아드레날린 때문에 피곤할 줄 모를꺼라고

집안일을 하려고 하거나

움직이려고 하면 꼭 말리고

쇼파에 편히 앉혀 놓거나 눕게 하라 당부하셨다

 

지금 생각해보니 출산했을 때 기분이

한강을 러닝 할때 기분이랑 비슷 했던 것 같다

암사동에서 아차산까지 땀을 쭉~ 내며 뛰었을 때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맑아지고

몸이 상쾌해지는 기분

딱 그랬다

 

아래 사진처럼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는 기분~!

 

꼭 조산원이 아니더라도

굴욕 3종 세트도 피하고

자궁수축제도 피하고

무통주사도 피하고

황홀한 출산을 경험 했으면 좋겠다

사실 조산원이면 더 좋을테고

요새는 자연출산을 지원하는 병원도 많으니까

한번 알아보시길~!

 

 

둘째 출산직후 사진

 

 

** 참고사항

조산원에서 결제한 비용은 회사보험이나 개인적으로 든 보험사에 청구하여 받을 수 있는 돈이 없다

우리 신랑이 가장 아쉬워한 점이다

 

하지만 첫째 때보다는 비용이 절반 들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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