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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하루

오랜만에 거대한 부부싸움

몽염이 2020. 7. 25.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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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부부싸움을 했다.  그것도 애들 깨어있는 대낮에 영통 한복판에서..."엄마, 슈퍼윙스 언제가~"하는 첫째와  "이거뭐야~" 묻는 둘째에게 "왜~~~"하고 소리지르기도 하고 "슈퍼윙스 못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하기도 하면서 찐하게 싸웠다.  애들 앞이라 이말저말 많이 하면서 싸운건 아니지만 침묵이 길었고 애들에 기다림이 긴~ 찐~한 싸움을 했다.  최근 몇달 크게 싸운 적이 없었던 우리는 징~ 하게도 싸웠다.  

  하지만 싸웠다기 보다는 침묵하거나 내가 우는 시간이 지분의 대부분이었고,  신랑도 맘이 안풀린채로 자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싸움이 길고 길어졌다.  죄없는 두 딸들만 아빠, 엄마 눈치보면서 아빠랑 점심 먹고 엄마랑 뒹굴뒹굴 시간을 보내면서 오늘 하루가 다 갔다.  다 싸우고 보니 애들한테 미안했고 민망했다.

  어렸을 때, 부모님이 싸우면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구나... 무섭다... 이렇게 생각 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막상 내가 어른이 되어 부부가 되고 엄마가 되고 나서도 부부싸움은 유치하게 짝이 없는 것이다.  오늘의 싸움처럼 마치 심각한 것 처럼 하루 종일 싸우다가 어이없는 부분에서 풀리곤 하는 것이다.  

  신랑은 본인의 간 문제가 예민했고,  나는 신랑 간수치가 걱정이 된다는 핑계로 강압적으로 운동을 권했다.  풀 수 있는 기회가 두번 정도 있었는데~ 한번은 내가 뻥~ 한번은 신랑이 뻥~ 그렇게 하루종일을 아깝게 싸우느라 보냈다.  서로 이렇게 길게 갈 수는 없어서 자고 있는 신랑 귀를 잡아 당기며 "아까~ 나한테 하면 안되는 말 하고 그런거 사과해~!!"라고 이야기했고 내가 왜 그렇게 운동이라고 이야기 할 수 밖에 없는 지 이야기 했다.  아직 까칠한 신랑은 그렇게 은근히 운동으로 흘러가는 이야기 듣고 싶지 않다고 충분히 운동해야 한다는 것 알고 있으니까 그만하라고 이야기 하면서 싸움 마무리!  그리고 애들 앞에서 애들이 싸울 때 하듯이 안아주고 뽀뽀~ 하며 애들 보기 좋게 마무리.  그리고 아직 남은 앙금으로 서로 툴툴대면서 보내던 와중에~ 신랑이 구입한 쿠폰으로 핸드폰 사라고 한 걸 거절했는데 "핸드폰 사면 뭐 해줄껀데?" 했더니~ 운동(PT)도 다 해주지~! 나 핸드폰 안산다고 하는게  속상했었나봐!!" 라고 이야기 하면서 어이없는 싸움에 원인이 밝혀지면서 싸움이 마침내 끝났다.

첫째님이 따라그린 뽀로로~

  그것 참.... 나는 영통 중심가에서 집에 오는 도중, 그리고 집에 와서도 2시간 넘게 펑펑 울었던 싸움이었는데... 이렇게 끝나다니... 화나서 이를 갈며 했던 오만가지 생각도 부끄럽고,  지난 몇달간 쌓아 놓았던 부정적인 감정도 조금 내려가는 느낌이었다.  

  나한테 이렇 한풀이 같은 싸움이 꼭 나쁜 것 만은 아닌 것이다.  이것은 참 인생의 아이러니~ 부부생활에 싸움도 꼭 필요한 요소라니... 그리고 다음에는 조금 더 내가 빨리 고집을 내려 놓고 싸움이 길어지고 징~ 해지지 않기를 바래본다.  하지만 장담은 못하지~!  고집쟁이 두 사람이 만나하는 부부생활은 10년이 가까워 져도 쉽지않다.  이렇게 하루하루 쌓이는 전우애가 앞으로 부부 생활에 도움이 되려나?

  내일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으로 아이들 마음이 조금 풀리면 좋겠다.  내일은 두 따님들에게 조금이라도 친절한 하루이길 바래본다.

 

*** 오늘은 분명히 나에게 시간을 준다 했거늘~~ 지난주 부터 아니 지지난주 부터 참 안되네 내시간 찾아오기!!!! 결국 내가 자는 시간 줄이는 수 밖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짜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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